증례2
기도는 넓지만 만성적 코골이수면무호흡으로 고통 받은 경우 #2
■치료 후 CT
초진 시 코골이수면무호흡은 심했지만 기도의 전후 폭경은 보통 일반인보다 크고 단면적도 넓었다. 6년 후의 기도와 비교하면 전·후 폭경과 단면적이 더욱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혀와 구개부위가 접촉하지 못하고 이개된 것을 볼 때, 여전히 구강호흡의 개선은 보이지 않는다. 비강으로부터 비인두 구인두 후두에 이르는 공기 흡입 상태를 비교하면, 전보다 후의 상황이 더 양호함을 보인다.
경추가 변형이 있으면 하악의 단면 부위를 아래에서 보면 경추의 단면 양상이 중심에서 틀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전후를 비교하면 경추 위치가 중앙에 가깝게 재정렬 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CT 해석
1. 기도 단면적과 기도 전·후 폭경이 개선되면 공기 흐름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판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여기서 유의할 것은 CT 촬영은 주간에 서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므로 잠잘 때 누워 있을 때의 실제 상황과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CT 상에서 기도가 넓어 보이고 흡입공기 밀도도 양호하다고 해서 다른 기도 변형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한 고려없이 정상이라고 판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수면 중 누웠을 때 자세는 서있을 때와는 달리 급격히 변하고, 동시에 기도가 변형이 될 수 있는 요인들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기도는 눌리고 뒤틀리면서 낮과는 달리 완전히 다른 기도가 될 수 있다.
본 증례에서 초진 시 기도 상황은 매우 양호한 상태였지만 중등도의 코골이수면무호흡으로 수면장애와 수면시 산소포화도 저하로 인한 두통 등으로 고통 받는 케이스였다.
PSG 검사 결과는 중등도의 코골이수면무호흡으로 판정한다. 이런 결과는 X-RAY나 CT에서 보이는 기도가 대단히 넓으며 기도 내 공기흡입밀도가 매우 높을 경우 보통 정상으로 여기는 상황과는 배치된다.
2. 전·후의 CT상에서 혀의 윗면과 구개가 접촉함이 없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볼 때 구강호흡의 개선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치료 전 촬영한 CT에서 비강 내 비도가 좁아져 있음을 볼 때, 만성적 비염 상태였음을 추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것은 구강호흡의 유일한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
만성비염은 구강호흡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으나 구강 호흡이 시작된 원인은 어디까지나 산소 유입량이 인체가 현재 필요로 하는 것보다 낮아질 때 발생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예를 들어 100M 달리기 직후 입으로 가쁘게 숨을 쉰다든지, 물에 빠졌을 때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려 숨을 쉬려고 하는 등의 습관을 보면, 구강호흡은 산소가 급하게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일종의 보호기전이다.
참고로 필자는 구강장치 장착 시 목을 펴기 위한 스트레칭, 설골과 혀의 위치를 좋게 하기 위한 혀 운동법, 그리고 호흡량을 늘리고 구강호흡을 차단하기 위한 코로 숨쉬는 방법 등을 교수하고 반드시 매일 30초~ 1분 정도 수면 전 시행할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일단 장치효과를 보면 이를 등한시 하다가 나중에 기능이 떨어지면 장치 탓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본 증례의 CT는 구강호흡이 심한 상태를 보여준다.
3. 공기 흡입량이 떨어지거나 기도의 변화로 인해 흡입공기의 자연스런 유입을 방해 받으면 비강이나 기도의 어느 한쪽에 정체돼 잘 흐르지 못한다. 치료 전·후 공기가 비도와 기도 내에 분포된 상황을 보면 현재 공기가 정체되는 구간이 어떤 곳인지 또는 흡입된 공기량을 상대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4. 경추가 전·후나 좌·우로 기울어지면 경추에 부착된 자전거 튜브 같은 기도도 동일하게 휘어지거나 뒤틀린다. 즉, 혀가 뒤로 처지거나 편도비대, 설골 후퇴 등 기도전방에서 후방으로 기도를 압박하는 것 외에도 기도후방에서 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경추가 전방으로 경사지거나 좌·우로 기울어진다든지 뒤틀리면 기도의 변형을 초래한다. 낮에 서있는 자세에서 X-RAY나 CT촬영 시 보이는 정상적 경추 모습이 완전히 변형된 모습으로 변한다.
이에 따라 변형된 기도를 흐르는 흡입공기가 저항을 받아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 전후의 두경부 CT를 후방에서 봤을 때 혹은 아래에서 위로 그 단면을 봤을 때 경추가 치료 전 많이 휘어진 상태에서 치료 후 많이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경추 휘어짐이 개선되면 당연히 기도가 눌린다든지 뒤틀린다든지 하는 변혀도 완화되면서 이 부위에서 흡입공기가 상대적으로 원할하게 흐르게 돼 코골이수면무호흡 치료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Discussion
코골이수면무호흡이 기도가 좁은 경우에 발현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단순히 기도의 크기만 우선하면 기도를 왜곡, 변형시키는 다른 여러 원인을 놓칠 우려가 많고 결과적으로 치료 성공률은 떨어진다. 기도의 변형을 초래하는 원인은 구조적으로 기능적, 파악해야 한다. 즉 기도 전면에 위치한 구강 내의 문제, 기도 후면에 위치한 경추가 전후좌우로 기울어져 있는지 트위스팅 돼 있는지, 하악의 좌우 편향과 회전의 문제, 설골의 상대적 위치, 비염으로 인한 비강 내 문제, 그리고 구강호흡의 정도와 체질량과 폐기능 등의 여러 가지 요인들을 점검해 보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차후 여기에 관한 구조 기능적 해석은 CIP INDEX라는 항목에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우선 개인적인 견해이기는 하지만 코골이수면무호흡은 국소적 원인 약 15개 항목, 전신적 요인 약 3개 항목이 서로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발현되는 산소결핍질환이라는 것만 기록해 두고자 한다.
코골이수면무호흡은 본 증례에서 보았듯이 단지 기도의 폭경에 관한 것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본 증례에서는 제시한 것처럼 큰 기도를 지녔고 주간 호흡활동도 최고수준에 접근하는 양상의 산소흡입밀도를 보이고 PSG 검사에서 평균산소포화도가 97을 상회하지만 수면 시 코골이수면무호흡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이는 단지 기도의 크기 문제가 아니고, 수면 시 누웠을 때 기도의 변화를 야기하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음을 능히 추정할 수 있다. 얼핏 기존의 전통적 개념에 배치되는 듯 하지만 그 논리적 과정이 문제가 없고 여러 가지 기록들이 현상과 일치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합과 턱관절은 목의 평형과 혀의 상대적 위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필자는 코골이수면무호흡은 기도의 문제만이 아니고 실제적으로 교합과 턱관절 혹은 두경부의 해부학적 요인이 더 관여돼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