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계의 미래를 예측하기 전에 한국의 미래를 예측해 보자. 미래 한국은 누구나 알고 있는 걱정거리를 갖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와 인구 감소 그리고 저성장 시대이다. 이것들을 타파하고 싶어 디지털 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이나 원천 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없이 장비만 산다고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쉬운 것도 아니다. 여기에 코로나 이슈는 보건과 환경 그리고 의료 분야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를 분석하기 위하여 1. 일본의 사례 분석 2.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줄 수 있는 의료계의 영향 3. 의료 디지털 산업의 실질적인 영향 4. 코로나 이후의 의료계 반응 으로 나누어 들여다보았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장인 리처드 돕스는 책 『2020 대한민국 다음 십 년을 상상하라!』에서 우리나라의 제조업 의존도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고 하였다.
특히 한국인들의 고정관념으로 ‘제조업이 발달할수록 일자리도 더 많이 만들어진다’라는 경험이 있는데 이는 인건비가 낮은 개발도상국 시절의 이야기이고, 인건비가 상승하는 선진국에 가까울수록 공장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자연스럽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는 약 74만 개가 사라졌다. 특히 2018년 기획재정부의 발표를 보면 미국의 서비스업 부가가치의 비중은 79.1% , 일본이 69.5% 그리고 한국이 59.1%로 주요국 중 가장 낮다. <참고 자료 1>
이에 따라 미래 한국이 조금이라도 성장하려면 남아있는 서비스 부문이 성장을 해야 국가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서비스 부문 중 법률, 보건 의료, 이동통신, 오락, 여행, 요리, 미용 등 전문직과 기술직 그리고 관리직 등의 성장만이 국민들의 고급화된 삶의 질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한국 정부와 기업이 의료 서비스 분야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모색하게 될 근거가 여기에 있다. 오늘날 일자리 창출을 한다고 원천기술 없는 4차 산업 육성이나 실업에 따른 청년 수당을 지급하는 것 보다는 서비스 산업을 억제하는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국가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보건의료계는 미래에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까?
1991년 대입학력고사 응시생은 95만여 명이었으나 2021년 수학 능력고사 응시생은 42만여 명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당연히 지방대학의 소멸을 말하는 ‘벚꽃 엔딩’이 심화될 것이다.
이는 수도권 대학을 다니는 지방 출신 학생들의 증가를 말하는 것이고, 이들이 졸업하는 시점에서 다시 귀향할 것이라는 기대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인구의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 간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다. <참고 자료 2, 3>
앞서 말한 우리나라의 생산 가능인구는 정점인 2017년의 3757만여 명을 지나 계속 감소하고 있어 지역별 구인난도 더욱 심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2월 기준 전국의 치과병의원 1만8496개소의 약 51%(9436개소)는 서울 경기권에 있고 나머지 49%가 지방에 분포되고 있다. 한편, 2020년 활동 치과위생사 수 44727 명중 45%(20446명)는 서울 경기권에 취직되어 있다.
즉 서울 경기권의 치과병의원 1개소당 치과위생사 2명이 배분되나 현실은 더 많은 숫자의 직원이 있다면 상당수 치과 의원에서 간호조무사의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참고 자료 4>
그러나 30년 이후에는 치과병의원 4만 개소에 활동 치과위생사 2만 명 시대에 돌입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국적인 구인난과 이에 따른 직접 인건비와 보험료를 포함하는 노무비의 증가가 예상된다. 반대로 초 고령 사회로 진입하여 고령의 치과의사들의 단순진료와 젊은 치과의사들의 고난도 진료로 의사 개인별 그리고 병의원 간 매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매출 양극화는 직원들의 복지 양극화가 될 수 있어 직원들의 구인과 교육 그리고 최종 서비스의 양극화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의 치과계를 포함하는 보건의료계는 일본의 사례와 같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의 지출 증대에 따른 보험료 증가와 간병비의 증가에 다른 사회보장 비용의 증가가 국세의 증가로 나타날 것이다.이는 개인과 법인의 순소득의 감소로 나타나 사회 전반에 활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30년간 인구 비율 상 40대 이상이 많기 때문에 선거에서도 사회보장성 지출을 늘리는 후보나 정당이 유리해 보여 의료계 입장에서는 진료의 자율성이나 해외 기술 투자나 의약품의 적극적인 도입보다는 규제와 법규 내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래의 정부가 의료 서비스 산업을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본다면
1. 제조업과 같이 세금 우대 조치와 보조금 지급을 하고 지적 재산권과 무형의 서비스 자산 보호에 법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2. 코로나 사태로 일부 시행된 영상 진료와 의약품 택배 서비스는 의료계의 자문을 받아 원칙과 절차를 법규화해야 한다. 그래서 미래 지방의 의료기관 부족 사태에 대비를 해야 한다.
3. 일반 의약품의 소매업 판매도 신중히 고려해서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현재 약국의 오픈 시간과 병의원의 오픈 시간이 같아지고 있고 이는 의료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4. 의료기관 수 7만 개소에서 더 많은 직원을 자신감 있게 채용하고 해고할 수 있도록 노동법 규정을 완화시켜야 양질의 서비스업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서비스업의 특성상 채용 전에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개인별 서비스 성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채용 후 평가 그리고 해고가 가능해야 한다.
5. 첨단 의료설비와 양질의 의술을 개인 자영업자 수준의 투자에 만족하지 말고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의료 서비스 부문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몇 안 남은 상품 중에 보건 의료가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