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비라도 좀 주세요......." "걸어다녀라"
21년 전 남포동 모 기공소에서 파트를 하던 B기사의 말이다.
당시 그는 소장과 동업 관계에 있었는데 나에게 일을 시키면서 밥만 먹여 주었다.
온갖 일을 다시키고 심지어 남산동 소위 머구리 집에 배달까지 시켰다. 재수가 없는 날은 두 번 갔다 오는 날도 있었는데 그때는 직행버스에서 내려 뛰어야 했다. 왜냐하면 일을 하나라도 더해 봐야 했기에........ 이것이 나의 기공의 시작이었다.
몇 달 뒤 나는 그곳을 나와 방황을 하였다. 기공을 그만두려 영업사원 모집 하는 곳에 면접도 보고......어쨌든 여러가지 방편으로 출구를 모색하였으나 결국 세상은 나를 기공으로 다시 밀어 넣었다. 군대 가는 동기를 대신해 들어간 기공소에선 숙식을 하며 소파에서 3년간 잠을 잤다.
온갖 구박을 받으며(당시에 기사들 대부분은 무자격자였다) 어느 정도 기술을 익혔을 때쯤엔 내 몸은 결핵에 걸려 있었다. 각혈을 하며...., 나는 치료를 위해 기공을 잠시 접었다. 살기위해서 나는 병과 싸워야 했다. 일 년의 투병생활을 마친 후 친구가 그만두는 자리에 기사로 들어갔다.
그로부터 10여년은 고생이 조금씩 줄어드는 시기였고 기공사로써 기술을 축적한 시기였다.
나는 평범한 기공사였다. 열심히 일해서 가족을 부양하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그러나 제로섬 게임의 사회는 나에게 여러가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그 첫번째가, 내가 평생을 바쳐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한 내 직업에 대한 정의였다.
기공사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자본주의 계급이 엄연히 존재하는 이사회에서 나는 무엇인가? 그런 고민이 계속되던 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보철물 개발에 몰두하게 되었다. 치아를 깍지 않고 또는 에나멜질을 보호 하면서 최소한에 삭제로 보철물을 만들 방법이 없을까?
고민은 계속 되었다. 분명히 조립식이 되어야 하는데 기존의 연결방법인 Key& Key방식은 아무래도 내키지 않았다.
조립을 하려면 결합 방식을 정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볼트 결합방식 밖에 없었다.
문제는 각기 다른 맞춤식 보철물에 어떻게 암나사와 숫나사가 결합 적용될 수 있을까?
고민은 계속 되었다. 주조와 동시에 암나사와 그 결합부가 순차적으로 형성되게 하면 되는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주조할것인가? 암나사가 형성된 플라스틱은 조각하여 주조 한다?......아니다. 주조 수축과 매몰시 기포로 인해 불가능하다.......
그로부터 7년이 흘러, 영브릿지라고 명명한 이 새로운 보철물은 완성이 되었다. 보철물의 오버컨투어로 인한 잇몸질환 방지를 위해 치간 칫솔을 사용하며 칫솔질이 용이한 수프라 마진 형태에 견고한 보철물. 세멘 워시를 대비해 리세멘이 용이한 보철물이 포세린 메탈을 사용하여 완성하였다. 그에 따른 매뉴얼 역시, 90% 이상 정립 되었다. 그리고 기나긴 제품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그 동안 쏟아부은 개발비와 인내와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될 즈음 국내에 치과계에 덤핑의 바람이 불었다. 임플란트 가격이 폭락하과 저가 경쟁이 시장을 어지럽히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보철물이 된 상황이 되었다.
현재 나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 좀 더 많은 증례와 사례를 모아 매뉴얼화시켜 쉽게 환자에게 접근케하고 단가를 낮춰 환자로 하여금 접근성을 용이하게 한다면 분명히 승산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 말아야 할 케이스와 해야 할 케이스를 분명히 정하고, 진료와 제작에 매뉴얼을 확실히 정해 일반 보철화 하는 것이다.
치아에 소중한 에나멜질을 보호하고, 환자와 의사 모두를 편안케하는 보철물을 위해, 오늘도 나는 고민한다. 나는...장인이다(비록 딸은 없지만 ....)
지금 나는 또 하나의 준비를 하고 있다......세계로 나가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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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장완영
숲속 작은 옹달샘에
하늘정기 한 방울
내린다.
이내
샘과 하나되고
개울이 되고 강이 된다.
강이 되어 바다 되고
비상하여
하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