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워 병원교육컨설팅 그룹 신인순 대표
“이 환자 누가 봤어요?”
날카로운 실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진료실이 순간 조용해지며 서로가 눈치를 보는 분위기였습니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더니 며칠 전에 인레이 세팅을 한 환자분이 시리다며 전화로 짜증을 낸 상황이라고 답하셨습니다.
인레이 세팅 후 시릴 수 있음을 미리 고지했을 텐데, 그리고 많이 시리다면 내원을 유도해서 직접 봐드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왜 직원을 찾는지 궁금해서 다시 물었습니다.
“차트에 안 적혀 있잖아요!” 여전히 신경질적이었습니다. 이런 강압적이고 싸늘한 분위기에서 직원들이 어떻게 버틸지 사실 의문이었습니다.
회의 시간에 직원들이 한마디도 말하지 않아서 ‘MBTI 성향이 모두 I형 인가보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조금씩 왜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졌는지 느낌이 왔습니다.
원장님께서 컨설팅 의뢰 시 직원들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셨습니다.
“매우 수동적입니다”, “실수도 많습니다”, “들어왔다가 힘들다고 금방 나가네요” 등의 얘기였는데 실장님과 미팅 시에도 마찬가지로 직원들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엔 ‘직원들이 좀 더 적극적이고 실수 없이 움직일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자’라는 목표를 세우고 시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잠깐 상주하는 동안 왜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직원들이 수동적이고 경직되어 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병원도 하나의 조직이고, 리더와 구성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나 치과라는 특수조직은 혼자가 아닌 팀플레이로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어야 합니다.
‘심리적안정감’이란?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을 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환경입니다.
심리적 안정감 찾기 노력
특히 의료서비스는 과실에 매우 민감하고 의료사고나 컴플레인, 클레임이 발생이 되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의료진에게 심리적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됩니다.
책 ‘두려움 없는 조직’에 의료조직에서의 심리적 안정감에 대한 사례가 나옵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아동병원의 사례인데, 최고운영책임자로 줄리 모라스가 부임을 합니다.
그녀는 ‘입원환자의 안전을 100%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이 병원에는 ‘의료과실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시스템의 문제이기 보다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대한민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라스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사나 간호사가 과실을 적극적으로 보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토대 만들기→참여 유도하기→생산적으로 반응하기’ 이 세 단계를 통해 의료진의 인식과 태도를 바꿔 나갔습니다.
이 세 가지 단계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1단계로 토대를 만들기 위해 틀을 깨는 일을 하였습니다. ‘개인의 무능 탓’이라는 틀을 깨고 ‘시스템’ 적으로 접근했다, 2단계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겸손하되 적극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그 예로 긍정적인 질문을 했다는 것입니다. “실수나 문제가 있었나요?” 대신에 “이번 주에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듣는 이가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했다는 것입니다. 긍정의 질문이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인사이트가 있었던 대목이었습니다.
모라스가 도입한 마지막 단계인 ‘생산적으로 반응하기’에서는 실패를 축하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리더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심리적 안정감의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위의 치과 사례에서와같이 화를 내거나 날카롭게 반응했을 때는 구성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고 그로 인해 실수나 생산성이 매우 낮아집니다.
반대로 어떤 실수를 했을 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교정적 피드백을 해 주고, 문제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냈을 때 존중을 표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면서 향후 대응 방향까지 제시해 준다면, 구성원들은 업무에 더 몰입하고 성과를 내게 될 것입니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은 직원 만족도가 증가하고, 이직률도 감소됩니다. 또한 환자 만족도도 향상될 것입니다.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주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리더십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구성원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게 먼저 리더가 다가가 칭찬과 격려를 해 보시는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