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상담자라면, 스스로 본인에 대한 신뢰가 없을 수도 있다.
‘내가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과 ‘과연 나를 믿고 치료를 결정하실까?’하는 걱정이 든다. 여기에 원장님에 대한 신뢰까지 없는 경우라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하고,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본인에 대한 신뢰’와 ‘원장님에 대한 신뢰’, 두 가지 모두 없는 상태가 계속 유지된다면 병원 문을 닫는 것은 순식간이다.
본인이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는데, 원장님이 제대로 진료할 것이라는 신뢰가 없는데 어떻게 환자를 설득할 수 있겠는가?
설득이 아닌 그저 의무감의 설명만 이어지게 되면, 환자는 영혼 없는 설명을 영혼 없이 들으며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럴 땐, 먼저 원장님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
내 눈에는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의사는 의사다. 원장님이 생각하는 진단과 치료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 내용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미 다른 병원에서의 경험으로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케이스 별 원장님의 진단에 맞춰 어떻게 상담을 진행할 것인지, 원장님과 함께 손, 발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씩 맞춰나가다 보면 임상 사례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가 구축되고, 원장님과 나와의 신뢰뿐 아니라 환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 자료도 만들어지게 된다.
원장님과 나를 알았다면 이제 환자에 대해 알 차례다. 환자가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는지를 빠르게 캐치해야 한다.
계속 새로운 정보를 늘어놓는 것보다, 환자가 “오, 어떻게 아셨어요?”, “네, 맞아요~”라는 등의 긍정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이야기로 접근하는 게 좋다. 하나, 둘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다 보면 상담에 집중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무조건적이지는 않지만, 유독 한쪽 뺨 근육이 발달한 사람이 있다. 입안을 보면 근육이 쏙 들어간 부위의 치아가 망가진 경우가 많다.
그쪽으로 씹기 힘드니까 반대쪽으로 식사를 주로 하게 되고, 그쪽 근육이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특징을 캐치해서 “혹시 오른쪽으로 주로 식사하시지는 않으세요?”라고 질문해보자.
환자의 긍정적 대답을 이끌어서 “왼쪽에 치아가 없다 보니 그래요. 이렇게 지속되면 얼굴이 비대칭이 될 수도 있어요. 턱관절에도 무리한 힘을 주고요. 왼쪽 치료를 하실 계획은 있으세요?”라며 이어서 질문할 수 있다.
내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불편함을 캐치하고 이야기하게 만드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신뢰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상담 내내 ‘당신의 불편함을 책임지고 처리하겠습니다’라는 신뢰를 주려고 노력해보라. 그것이 상담의 전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