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직역 업무 범위와 법적 보호 강화 법률 시동
간호 인력의 처우개선 위한 법적 근거 마련 자평
의료직역간 이해관계 따라 분쟁 불씨 점화 우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가 의사단체와 대립각을 세우며 준비해온 ‘간호법’ 제정안이 8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8월 28일 본회의를 열어 간호법 제정안을 재석 290명 중 찬성 283명, 반대 2명, 기권 6명으로 여야합의로 통과시켰다.
간호법의 국회 통과로 의료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PA(Physician Assistant·진료지원) 간호사의 지위가 내년 5월 28일부터 합법화된다.
PA는 수술, 검사, 응급상황시 의사 보조 등의 업무를 하며 실질적으로 의사의 의료행위 일부를 대신하는 인력으로 전국 의료기관에 1만 6,000여 명이 활동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간호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한 정부와 의사단체와의 갈등 속에 의료공백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진료지원간호사(일명 PA)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게 된 결과다.
이번에 통과된 간호법은 진료지원간호사가 법적 보호 체계 아래에서 안심하고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진료지원업무의 수행근거 법률 명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요건 및 절차 등의 규정이 포함됐다.
진료지원업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보건복지부는 진료지원간호사 교육체계와 관리·운영체계를 더욱 신속하게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간호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간호인력의 양성 및 처우 개선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의 간호정책심의위원회를 운영하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번 간호법 제정을 통해 우수간호인력의 양성을 통해 수준 높은 간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라고 언급하면서, “정부는 간호사가 전문의료인으로 성장하여 자부심을 가지고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여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간호법의 국회 통과소식은 간호협회에는 기대감을, 의료계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이어 간호법마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성토의 목소리를 내는 등 각 단체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간호법은 간호사가 진단하고 간호사가 투약 지시하고, 간호사가 수술하게 만들어주는 법”이라며 단식농성장에서 정부 비판에 나섰다. 의료계는 간호사들의 불법 의료행위로 인한 피해 신고센터 운영을 예고하며 정치권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번 간호법을 살펴보면, '모든 국민이 보건의료기관, 학교, 산업현장, 재가 및 각종 사회복지시설 등 간호사 등이 종사하는 다양한 영역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로 되어있다.
따라서 간호사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며(안 제12조),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려는 간호사는 전문간호사 자격을 보유하거나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임상경력 및 교육과정의 이수에 따른 자격을 보유하도록 하고, 진료지원업무의 구체적인 기준과 내용, 병원급 의료기관의 기준 및 절차‧요건 준수에 관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안 제14조).
아울러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환자의 간호요구에 대한 관찰, 수집, 판단 및 요양간호, 진료의 보조, 건강증진활동의 기획과 수행, 간호조무사 업무보조에 대한 지도 등으로 규정하고, 진료보조 및 진료지원업무에는 의료기사 등의 업무는 원칙적으로 제외하되 구체적 범위와 한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함(안 제12조)으로 하고 있다.
복지부는 간호법 제정을 통해 간호사 등의 간호정책 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체계적으로 규율하여 간호사 직역에 관한 전문성 향상 및 근무환경 개선, 숙련간호사의 양성을 통한 간호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간호법 통과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간호사 불법진료 신고센터를 운영해 피해 신고를 받고 의사들도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압력 단체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공언하고 있다.
의대정원 증가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의 장기화를 정부가 이제 간호법이라는 제3의 카드를 활용해 돌파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통과가 PA 간호사의 합법화를 넘어 보건의약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