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하면 크고, 아삭아삭! 샤인 머스켓(Shine Muscat)은 ≑20°bx(브릭스), 일제강점기에 들어 온 신고(新高)배의 당도는 ≑11.4°bx이다.
또 배하면 덴마크에서도 인기 있는 과즙이 찐득할 만큼 높은 당도의 나주배, 울산 보배는 사과마냥 단단한 식감을 자랑하고 온천과 밤(夜)문화로 유명했던 대전 유성배, 하동배, 낙안배, 치악산배, 하늘 그린 천안배... 등도 유명하다.
추위를 ‘위로’하듯 4월이면 피는 하얀 배꽃(梨花)은 사과, 버찌와 같은 장미나무과라서 꽃들이 비슷하다.
이화가 필 때 술을 빚는다 하여 이름 붙인 탁주가 이화주(梨花酒)다.
‘나 이대 나온 여자야!’의 교명은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때문이고, 대한제국의 문장(紋章)과 전주 이씨의 이화문(李花紋)은 오얏(자두, 李)꽃이다.
육회와 배, 물김치와 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천생연분 짝꿍이다.
자판기(Vending machine)의 ‘갈아 만든 배’와 ‘사각사각 배’는 숙취 해소제!
산에서 나는 야생종 산리(山梨)인 산돌배나무는 재질이 단단해 산벚나무와 함께 팔만대장경의 목판이 되었고 산돌배나무의 변종인 정읍 산내면 두월리(제497호)와 진안 은수사의 청실배나무(제386호)는 천연기념물이다.
조율이시(棗栗梨柹)? 조율시리(棗栗柹梨)?
정답이 없는 사소한 형식일 뿐이다?
그러니 남의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아야 참사람이지만
살면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烏飛梨落) 경험도 적어야 한다.
살다가 밀가루 장사 하면 바람 불고, 소금 장사 하면 비가 오는 날도 있다지만
배나무 밑에 앉아 배 떨어지는 Lotto의 꿈은 꿀 수도 있다.